10년 넘게 인공와우를 착용하며 소리를 따라 성장해 온 민결이에게 어느 날 갑자기 고요함이 찾아왔습니다. 인공와우 외부장치가 고장나 조용한 세상을 맞이하면서 말수도 줄고, 학교 생활도 위축이 되어 갔지요. 하지만, 당장 오래된 인공와우 외부장치를 교체할 수 없는 가정 형편...
그런 민결이에게 많은 분들의 따뜻한 마음이 모인 '소리'가 전해졌습니다. 지금 민결이는 다시 생생한 소리와 함께 하루하루를 자신 있게 살아가고 있죠. 이번 이어레터에서는 민결이의 지원 후기를 담아 💌훈훈한 소식으로 시작해 보려 합니다.
소리가 한 아이의 일상과 미래를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 민결이의 이야기 속에서 다시금 느껴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누군가에게 '소리'를 선물해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8월의 첫 번째 사랑의달팽이 이어레터 전해드립니다.
고맙습니다😀
📩Newsletter Summary📩
- 현장: <인공와우 외부장치 지원 후기> 민결이에게 찾아온 기적의 소리
- 일상툰: <귀가어두운여우 33화> 청성뇌간유발반응검사...? 가 뭐예요?😓
만 11세 김민결 군은 뇌병변과 청각장애를 중복으로 갖고 태어났습니다. 24주 조산으로 5개월이나 일찍 세상에 나온 아이는 신생아 중환자실 퇴원 시 진행한 선별검사에서 난청 진단을 받았습니다.
2013년 여름에 태어나 약 1년여 뒤 양이 인공와우 수술을 한 민결이는 10년도 더 된 인공와우 외부장치의 잦은 고장으로 점점 소리에 반응하지 않는 날들이 늘어갔습니다.
안 들려! 안 들려!
중증 장애 아동에게 필요한 건 한둘이 아닙니다. 청각장애 외에도 뇌병변 장애가 있는 민결이의 이동 수단인 휠체어, 이너 의자, 발목보조기, 기타 등등…여러 보조기기를 때마다 새로 구비 하려면 많은 돈이 듭니다. 그만큼 보호자의 경제적 부담도 가중되죠.
하지만 막막한 현실 속에서도 민결이는 아주 밝고 웃음이 많은 아이로 자랐습니다. 부모님은 그런 아이를 보며 힘을 냈습니다. 다행히 인공와우 수술이 잘 되어 소리 듣는 걸 좋아한다는 민결이는 수술 후 매핑도 안정적이었습니다.
그런데 기계가 고장 나면서 소리는 곧잘 끊겼다 다시 들리기를 반복했습니다. 2014년 수술 직후부터 11년째 사용 중인 오래된 인공와우 외부장치가 말썽을 일으켰고 왼쪽 기기의 마이크 이상으로 수리도 해보고 중고 제품도 구해 사용해보았지만 금세 고장 난 중고 기기는 수리도 불가한 상황이었습니다.
민결이의 세상이 조용해지면서 아이의 말수도 부쩍 줄어들었습니다. 소리가 안 들리니 본인 이야기에도 대답이 없고 학교 수업 시간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학교 수업에 늘 적극적인 태도로 임하고 칭찬받는 걸 좋아하던 아이의 변화를 감지한 선생님은 부모님에게 연락을 취했습니다.
“어머니. 민결이가 수업 도중 ‘안 들려! 안 들려!’라고 외치더라고요. 혹시 집에서 얘기 안 하던가요?”
집에서는 그런 식의 표현을 하지 않는 아이가 오히려 학교에서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내비치다니. 여러 감정이 교차했습니다.
민결이의 학교생활
민결이는 현재 지체 장애 특수학교에 재학 중입니다. 민결이처럼 인공와우 기기를 착용한 친구는 아직 만난 적 없다고 하는데요. 청각장애는 잘 티가 나지 않는 장애라서 확실히 있는지 없는지 단언할 순 없지만, 중요한 건 다른 장애가 있는 친구들과도 잘 지낸다는 사실입니다.
와우를 착용하면 듣는 데는 문제가 없기에 단답형이지만 언어 표현도 가능하고요. 지체 장애 특수학교임에도 학기 초 교사들에게 보호자가 인공와우에 대해 상세히 사전 설명을 하고 한 반에 4~5명의 학생이 분포되어 공익요원, 실무사 등 보조 인력과 함께 개별적 케어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아이의 장애를 이해하고 맞춤형 교육이 가능한 시스템 속에서 민결이는 늘 햇살 같은 미소로 주변을 환하게 밝혀 줍니다. 부모님은 민결이가 계속 밝고 건강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하지만 얼마 전 영수증에 찍힌 420만원에 달하는 휠체어 교체비용과 아이에게 들어가는 각종 치료비에 자꾸만 속이 타들어 갔습니다. 어려운 사정에 막막한 부모님의 숨통이 트인 건 사랑의달팽이에서 외부장치 교체지원 확정 연락을 받고 나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