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소나기와 많은 비가 내리는 요즘 같은 날이면, 보청기나 인공와우를 착용한 청각장애인에게 또 하나의 걱정거리가 생긴다는 것 알고 계시나요?
이번 이어레터에서는 '코다맘달팽이툰'을 통해 비 오는 날, 우리가 생각하지 못 할 고충이 있는 청각장애인의 현실을 그렸습니다. 우리는 종종 '비 오는 날의 감성'을 말하지만, 누군가에겐 소중한 소리를 지키기 위해 감수해야 하는 불편한 일상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얼마 전, 청각장애인 단원들로 구성된 '옥탑방달팽이'의 네 번째 무대 <미로의 백화점>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청각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깨고 단원들 스스로 한계에 도전한 깊은 울림이 있었던 무대이기에 찾아오신 관객들의 마음에 큰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는데요.
이번 이어레터를 통해 청각장애인의 현실과 도전, 그 안에 담긴 감동을 함께 느끼며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Newsletter Summary📩
- 현장: 청각장애인 배우들이 만들어 낸 울림! 연극 <미로의 백화점> 후기
- 일상툰: <코다맘달팽이툰 31화> ☔비 오는 날 낭만을 즐길 수 없는 이유
내면의 소리와 울림, 그리고 춤
<미로의 백화점>을 무대에 올린 추미정 연출자의 글 맨 첫 줄에 쓰인 말입니다.
인공와우 수술을 한 청각장애 아동·청소년이 직접 무대에 올라 훌륭한 주·조연 연기를 선보이기까지 얼마나 큰 결심과 용기가 필요했을지 가늠해봅니다. 시간을 쪼개 연습에 몰두하고 전문 성인 배우들 사이에서 1인 N역을 자유자재로 소화한 옥탑방달팽이 단원들의 네 번째 연극 도전기!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7월 19~20일, 양일간 서울 CKL스테이지에서 선보인 창작 연극 ‘미로의 백화점’이 객석을 꽉 채운 관객들의 박수 소리와 함께 유종의 미를 거뒀습니다.
어느덧 사랑의달팽이 대표 사회적응지원 사업으로 자리 잡은 옥탑방달팽이 프로젝트가 4기 단원 모집을 통해 올 4월부터 빡빡한 연습을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번듯한 무대 위에서 훨훨 날아다니는 모습을 마주하니 뭉클한 감정이 치솟았습니다.
창작 연극 <미로의 백화점>은 갈등과 부재, 사회의 편견 속에서 꿈을 간직한 청각장애 소녀 ‘미로’가 백화점 화재로 혼수상태에 빠진 후,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신비한 공간에서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렸는데요.
7월 20일 3회차 2시 공연의 주인공 ‘미로’는 김재희(20) 단원이 맡아 실감 나는 연기를 뽐냈답니다. 전날 1회차, 2회차 공연에서 ‘미로’ 역을 맡은 박승혜(13), 최시현(11) 단원도 예사롭지 않은 실력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받았습니다.
"당신의 꿈은 어디에 진열되어 있나요?"
청각장애 소녀 ‘미로’는 엄마와의 갈등, 아빠의 부재, 세상의 벽 속에서 조용하지만, 자신의 꿈을 마음속에 품고 살아가요. 그러다 백화점 화재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지고 ‘굿백화점’에 도착해 그곳에서 다양한 사건을 겪고 점차 성장해 나가죠. 이런 꿀잼 보장 스토리에 청각장애를 지닌 아이들이 적재적소에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는데 흥미롭지 않을 리가…🤣
망자의 기억과 욕망이 물건처럼 진열된 것부터 백화점에서 파는 옷을 입고 이승의 꿈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설정까지. 다소 복잡할 수 있는 다양한 씬이 매끄럽게 연결되며 고라니, 살쾡이, 마고, 당골 할머니, 아빠의 친구 태수 등 여러 캐릭터가 더해져 더욱 풍성한 재미를 선사했답니다.
이번 공연은 청각장애 성인 배우 1명과 비장애인 배우 5명, 청각장애 아동·청소년 배우 10명이 1인 다역으로 여러 역할을 맡아 멀티로 활약했습니다. 덕분에 깜짝 애드립과 곳곳에 배치된 웃음 포인트가 시종일관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