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자르러 갔다가 감격한 이유

작은 배려가 전하는 큰 울림의 힘을 느껴보세요

2025. 5. 28.

안녕하세요. 사랑의달팽이입니다.

최근에 TV 채널을 돌리다가 어느 장애인의 일상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에 잠시 멈췄던 적이 있어요. 불편한 다리 때문에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그분께서 모든 말이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로 시작한다고 했던 게 기억에 오래 남았습니다.

"죄송하지만, 10층 버튼 좀 눌러주세요.", "학생 미안한데 휠체어 좀 올려줘요." 이렇게 매번 누군가에게 미안해해야만 하다 보니, 자신의 존재가 민폐인 것 같다는 가슴 아픈 말도 남겼습니다. 사실 미안해할 일이 아닌데, 미안함을 느끼게 만드는 우리 사회가 잘못은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었죠.

많은 장애인분들이 일상에서 소소한 배려가 큰 힘이 된다고 말합니다. 휠체어를 타 버튼에 손이 닿지 않는 것을 보고 먼저 "몇 층 가세요?"라고 물어보는 사람, 청각장애인을 위해 카페에서 주문 내용을 메모지에 적어 확인 시켜주는 직원, 회의 중 입모양을 또박또박 보여주며 말해주는 동료처럼요. 이런 배려는 거창하지 않지만, 참 따뜻합니다. 특별히 뭘 하지 않아도 '당신을 생각하고 있어요'라는 메시지가 전해지거든요.

이번 이어레터에서는 그런 소소한 배려의 순간을 담아봤습니다. 작은 행동 하나가 누군가에게 어떤 울림을 줄 수 있는지,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잠깐 쉬어가듯, 편하게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Newsletter Summary📩

- 지원후기: <인공와우 외부장치 지원 후기> "나만의 소리를 찾아가고 있어요"

- 에세이: <청각장애인 소리 에세이> "찾는 선생님 있으세요?"

대학생 우미정(가명) 양은 다방면으로 다재다능한 딸입니다.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귀가 잘 들리지 않아 부모님의 애를 태우던 아이는 보청기 재활 도중 사랑의달팽이를 만나 오른쪽 귀 인공와우 수술을 지원받았습니다.

그 후 언어재활치료 겸 댄스 스포츠를 시작한 꿈 많은 아이는 묵혀둔 재능을 꽃피울 수 있었죠. 활달하고 집에서 춤추는 걸 좋아하는 만 스무살의 꿈은 아직 현재진행형입니다.

희망의 빛을 따라

인공와우 외부장치를 낀 우미정(가명) 양

엄마, 아빠, 남동생으로 이루어진 4인 가족의 장녀 미정 양은 어릴 때부터 소리를 선명하게 듣지 못했지만, 경제적 부담으로 수술 대신 보청기를 착용해야 했습니다. 그러다 2010년 8월,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해 운 좋게 오른쪽 귀만 인공와우 수술을 받게 되었고 그나마 청력이 조금 더 좋은 왼쪽 귀는 여전히 보청기를 착용하고 있죠.

“소리를 많이 들려줘서 소리에 적응을 시켜줘야 해요.”

미정 양은 수술 직후 언어치료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학교에서 진행하는 특별활동으로 댄스 스포츠를 시작했습니다.

댄스 스포츠 대회에 출전한 대학생 미정 양

잘 듣기 위한 재활 치료의 일환이었지만 스포츠 댄스에 흥미를 느낀 미정 양은 중학생 때 출전한 각종 대회에서 많은 상을 휩쓸었습니다.

그러면서 점차 춤을 직업으로 삼고 싶어졌고 결심을 굳혀 댄스 스포츠 전공으로 대학교에 진학했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시절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상을 덮치면서 여러 대회가 취소되었고 그로 인해 수상 경력을 충분히 쌓기 어려워졌습니다.

댄스 스포츠는 고등학생 때 탄 상이 진로를 정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고심 끝에 2학년 때 휴학 후 올해 미용과로 재입학을 결심한 그녀. 안정적인 미래를 꿈꾸며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과감히 미용 관련 자격증을 취득한 그녀의 실행력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네요!

포기 말고 직진

현재 미정 양에게는 지적 장애 경증의 한참 어린 8살배기 동생이 있습니다. 아버지도 몸이 좋지 않으셔서 어머니와 두 분이 일용직으로 근무하며 살림을 꾸려나가고 계시죠. 이런 고된 환경 속에서도 인공와우 기기가 오래되다 보니 성능도 떨어지고 기기 단종으로 수리 불가 판정까지 받아 외부장치 교체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는데요.

꾸준히 소리를 들으며 외부 자극을 인지하는 연습을 해야 하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은 탓에 대학교 수업이나 언어치료 시에도 불편함이 커져만 갔습니다. 그렇게 매일이 절박했던 미정 양의 가족에게 오래지 않아 희망 가득한 소식이 날아들었습니다.

언어발달과 함께 향후 생업 준비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사랑의달팽이가 외부장치 교체 비용을 지원한 이후 미정 양의 일상은 더욱 다채로워졌습니다.

“기존에 쓰던 기계가 워낙 오래되어 잔 고장이 많았어요. 그럴 때마다 조금씩 수리하면서 꾸역꾸역 사용해왔죠. 그런데 최근 더는 수리가 어렵다는 얘기를 듣고 앞이 막막했어요. 전공을 바꿔서 대학교에 다시 다녀야 하는데 수업을 잘 들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되더라고요. 그러던 중 우리금융미래재단과 사랑의달팽이 도움으로 외부장치를 교체할 수 있게 되어 너무 기뻤어요!”

힘들고 어렵지만 포기하지 않고 직진하다 보니 주어진 기회. 밝고 씩씩한 미정 양에게 소리는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는 값진 선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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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숍에서 처음 경험해보는 자기긍정감.

머리를 자르는 동안 선명하게

소리를 들으며 보낼 수 있다니,

감격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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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NEWS!!]

헤드라인으로 뉴스를 모아 전해드려요

📢사랑의달팽이에서 전해드려요

[해피빈 모금함]
"아이의 언어치료비에

저는 계산기부터 두드립니다."

시현이(가명)는 두 살 무렵 갑작스레 찾아온 난청으로 양쪽 귀 모두 인공와우 수술을 받았습니다. 아버지와 단 둘이 살아가고 있어 아버지는 시현이를 돌보느라 안정적 직장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기초생활수급자로 등록돼 정부 지원금에 의지해 살아가고 있습니다.

시현이는 작년 언어 평가에서 언어 발달 수준이 2~3세 정도에 머물러 있다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또래 아이들이 자유롭게 말을 주고 받는 나이에, 기본적인 의사소통조차 어려운 상황이라 꾸준한 언어치료가 필요하지만, 수급비와 한부모지원금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워 늘 고민과 걱정 속에 하루하루 보냈습니다.

최소 3년 이상 어쩌면 그보다 더 긴 시간이 필요한 언어치료는 연간 300~400만 원에 이르는 비용이 필요하기에 저소득 청각장애 가정에 큰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시현이 가정처럼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청각장애인에게 해피빈 모금함을 통해 언어재활치료비를 지원하려 합니다.

세상과 소통하며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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