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장애 속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방법

농인과 청각장애인의 차이를 아시나요?

2025. 4. 30.

안녕하세요. 사랑의달팽이입니다.

농인과 청각장애인을 같은 의미로 생각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의미와 문화에 차이가 있다는 점 아시나요?

일반적으로 청각장애인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능력이 상당히 떨어져 있거나 들리지 않는 상태의 장애를 말합니다. 청각장애인이라는 범주 내에 수어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며 농문화를 이루고 살아가는 '농인'이 있고, 수어보다 음성언어(말)를 사용하고 보청기나 인공와우 등 청각보조장치를 통해 소리를 듣기도 하는 '구화인'이 있는데요.

같은 청각장애인이지만, 소통과 삶의 방식에 차이가 있기에 고유의 정체성과 문화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단순히 '청각장애'라는 틀로 모두를 묶기보다 그 안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와 문화를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다름'을 받아들이고, 진정한 의미의 소통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생각해요.

이번 이어레터엔 청각장애인이 농인의 문화를 자세히 알아가면서 느끼게 된 것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짧은 내용이지만, 우리가 조금 더 섬세한 시선으로 서로를 바라볼 수 있기를 바라며 4월의 마지막 이어레터를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Newsletter Summary📩

- 지원후기: <아동 수술 지원 후기> | 인공와우로 듣는 기쁨

- 에세이: <청각장애인 소리 에세이> | 복잡한 각자의 이해 관계

올 2월, 갓 유치원을 졸업한 지훈(가명)이는 인공와우 수술을 하고도 씩씩하고 사교성이 좋아 친구들과 잘 어울린다고 하는데요. 남자아이다 보니 짧은 머리카락으로 외부장치를 가릴 수 없어 기계를 착용한 모습을 본 친구들은 종종 이렇게 묻곤 합니다.

“너 머리에 그거 뭐야?”

그럴 때면 지훈이는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죠.

“이건 인공와우 기계야. 나는 이게 있어야 소리가 들려.”

인공와우 수술을 한 지 3개월이 지난 지금, 지훈이는 어떤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까요?

불행은 왜 꼭 한꺼번에 오는 걸까요?

작고 깜찍한 아가 지훈(가명)

지훈이는 신생아 청력검사 때 대학병원에서 재검사를 해보길 권유 받았지만, 수면 마취로 아이를 재워야 하는 것에 심적으로 부담을 느낀 부모님은 망설이다 그대로 시간을 흘려보내고 말았습니다. 그러다 아이가 4살이 된 어느 날, 어린이집 선생님의 연락을 받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어머님! 지훈이가 소리를 잘 못 듣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큰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검사 결과, 지훈이는 난청 판정을 받아 양쪽 귀 모두 보청기를 착용하게 되었죠. 보청기를 끼고 난 이후 사람들과 대화도 잘 하고 발음도 괜찮아서 안도했던 부모님은 아이가 만 3세가 되던 해 아버님의 신장암 수술로 또 한차례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불행은 늘 한꺼번에 몰아닥치기 마련이던가요?

지훈이가 만 5살 때, 오른쪽 귀 청력이 돌발성 난청으로 급격히 안 좋아지면서 더는 보청기로도 소리를 잘 듣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지훈이는 갈수록 점차 발음이 무너지고 이전보다 어휘력도 떨어지기 시작했죠. 특히 [ㅅ] 발음이 되지 않아서 애를 먹었습니다.

듣고 말로 따라 하는 게 마음먹은 대로 안 되니 아이는 서서히 위축되고 눈치를 보기에 이르렀어요. 할 수 없이 부모님은 없는 살림에도 지훈이에게 인공와우 수술을 해 주기로 결심했습니다.

당당하게 듣는 소리

신장암 수술을 하고도 외벌이로 생계를 유지해야만 했던 가장은 도움이 절실했고 사랑의달팽이의 지원 덕에 지훈이 가족은 경제적인 부담을 덜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왼쪽 귀에는 보청기를 오른쪽 귀는 인공와우 수술을 하게 된 지훈이. 수술 후 3달 정도가 지난 지금, 지훈이는 금방 인공와우에 적응해 신나는 학교생활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