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달팽이는 얼마 전 베트남을 다녀왔습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방문이죠. WHO 기준으로 베트남이 속한 서태평양 지역은 전 세계에서 난청인 출현율이 가장 높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그러나 현재 베트남은 청력 검진이 의무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난청을 조기에 발견하기 어렵고, 이비인후과 의사 비율 역시 10만명 당 1명 이하로 낮은 편입니다. 난청을 발견해 인공와우 수술이 필요하더라도 아직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지원하지 않기에 그 비용을 감당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베트남에서는 인공와우 수술을 하려면 집 한 채 값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예요.
이런 상황 속 사랑의달팽이는 처음으로 해외 지원을 하게 되었고, 베트남 지원을 발판으로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해외 저소득층 아동 지원의 필요성을 인식시켜 나가고자 합니다.
6월 두 번째 '이어레터'는 베트남에 다녀온 이야기로 시작 합니다. 베트남 현지에서 만난 지원 아동의 이야기와 그들의 삶에 가져온 변화를 전해드려요. 이 작은 발걸음이 더 큰 희망의 물결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Newsletter Summary📩
- 지원후기: 베트남으로 떠난 사랑의달팽이 소리선물 여정을 전합니다🛫
- 변화보고서: 사랑의달팽이를 통해 맞이한 변화💖
슬픈 일이지만 소리를 잃은 아이들은 비단 우리가 사는 이곳뿐만 아니라 국경 너머 머나먼 세계 곳곳에 존재합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당장 병원에 가기 힘든 청각장애 아동들의 사연을 전해 들은 사랑의달팽이 소리 대원들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기꺼이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인공와우 수술로 소리를 찾아주기 위해 베트남에 다녀왔습니다.
교보생명의 <와우! 다솜이 소리빛 사업>이 지원하는 베트남 청각장애 아동들이 과연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지 달팽이를 따라 함께 떠나보시죠!
호치민 도심에서 차를 타고 3시간여 만에 도착한 ‘도안 빈 안 하’의 집.
도로 옆 정겨운 시골 풍경 속에 자리한 보금자리로 들어서는 달팽이 대원들을 반갑게 맞아주는 가족들의 얼굴을 마주하자 긴 여정의 피로가 사르르 녹아내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아버님과 마주 앉아 그간의 근황을 묻고 수술을 앞둔 천진난만한 아이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현재 어떤 심정인지 들어보았습니다. 그 진지한 순간에도 아빠의 볼을 주물럭(?)거리며 달팽이가 챙겨온 장난감을 조르는 ‘안 하’는 그저 귀여울 따름이었죠.🌞
보호자와 인터뷰를 마치고 드디어! 사랑의달팽이 소리 대원들이 열심히 고른 장난감을 안 하에게 선물했는데요. 환한 웃음으로 선물을 받자마자 쪼르르 구석으로 달려가 풀어보는 귀여운 안 하를 지켜보며 앞으로도 아이가 쭉 즐겁고 행복하기를 빌었습니다.
느리지만 꾸준히 나아가는 힘
‘안 하’의 가정방문 이후에는 보청기&언어재활치료 센터를 찾아갔는데요. 맨 먼저 1층 대기석에 쪼르륵 앉아있는 보청기 지원 아동의 가족들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엄마 품에 안겨 잠든 어린아이부터 낯선 분위기에 다소 긴장한 10세 이하(지원 아동 선정 기준) 소녀들까지. 더욱 선명한 소리를 만나기 전 기대와 설렘이 뒤섞인 현장을 둘러보며 달팽이 원정대 역시 은근히 긴장이 되었더랬죠.
잠시 후, 기다리던 아이들을 대상으로 차례차례 보청기 시험 착용 및 청력 테스트가 이루어졌습니다. 보청기를 처음 본 아이의 경우, 생소한 기계를 들이밀자 자지러지게 울며 착용을 거부했는데요. 이에 반해 보청기를 이미 착용해 본 적 있는 아이들은 수월하게 맞춤 보청기 착용 후 청력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보청기 지원 아동의 경우, 청력이 80dB 이하에 해당하고 자녀의 언어치료 재활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부모님의 의지가 가장 중요했는데요. 아이의 옆에 꼭 붙어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보청기 착용 과정을 지켜보고 보청기 관리법에 대한 센터 직원의 설명을 귀담아듣는 가족들의 모습에서 괜한 우려를 지울 수 있었습니다.
곧이어 반가운 손님이 도착했는데요. 작년에 사랑의달팽이를 통해 인공와우 수술비 전액을 지원받았던 '응우옌 띠 꿘 안(Nguyen Thi Quynh Anh)'이 언어재활치료를 위해 센터를 방문했습니다.
언어치료 담당 선생님과 꺄르륵! 웃음을 터뜨리며 즐겁게 글자를 따라 읽고 또박또박 발음하려 노력하는 ‘꿘 안’을 보면서 달팽이 대원들의 입꼬리에도 어느새 흐뭇한 웃음이 번졌습니다.
수술 이후에도 2년간 주 1시간 무료 언어재활치료를 지원하여 수술 아동의 사후 관리까지 확실히 책임지는 사랑이달팽이의 큰그림~이 어떠신가요?
(🐌 박수 환영! 생색 인정?)
베트남 통계청 자료(2024년 1월 4일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 근로자의 월 평균 임금은 한화로 약 38만 원 정도라는데요. 이 수치를 바탕으로 단순 계산 시 베트남에서 인공와우 수술을 하려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무려 4년을 꼬박 모아야만 가능한 셈입니다.
베트남의 경우, 아직까지 인공와우 수술 비용을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지원하지 않습니다. 한국의 경우에도 인공와우 수술비를 지원해주긴 하지만 나이 제한과 소득 요건을 충족하는 대상자의 범위가 넓지 않을뿐더러 최소 10년에 한 번꼴로 외부장치를 교체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 앞에서 많은 청각장애인과 가족들이 어려움을 겪습니다.
외부장치 교체는 생애 단 1회, 40% 만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사랑의달팽이는 국가를 막론하고 이러한 청각장애 가정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여러 방면에서 노력 중인데요.
올해는 베트남 저소득 청각장애 아동 18명에 대해 현지에서 사후 관리가 가능한 보청기 및 인공와우 수술을 진행합니다. 8명의 아동에게 한쪽 귀 인공와우 수술을 지원하고, 10명의 아동에게는 1인당 1~2대, 총 20대의 보청기를 지원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