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영화 어때요? 독특한 설정의 청각장애 관련 영화들

청각장애 관련 추천 영화와 함께 전하는 이어레터

2025. 1. 8.

안녕하세요. 사랑의달팽이입니다❤️🐌

새로운 시작은 늘 설레는 동시에 약간의 어색함도 함께 따라옵니다.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던 지난 2024년과 연말을 보내고 맞이한 새해는 어떠셨나요? 2025년의 첫 걸음을 내딛은 지금, 지난 해를 돌아보며 아쉬움도 있겠지만, 그만큼 성장과 배움도 많았던 한 해였기를 바랍니다!

사랑의달팽이도 지난 한 해, 따뜻한 관심과 응원 덕분에 많은 도전과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2025년엔 더 많은 곳에 세상의 소리를 전하며, 희망의 메시지를 함께 만들어가는 여정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갈 새로운 이야기들을 기대하며, 늘 건강과 행복이 가득한 한 해 되시길 진심으로 기원하면서 1월 두 번째 💌이어레터 전해드립니다.

고맙습니다😀

📩Newsletter Summary📩

- 추천영화: 소리없는 '픽션'과 '논픽션' 청각장애를 담은 추천 영화

- 일상툰: <귀가 어두운 여우 26화> 재난에서 '장애인'으로 살아남기

청각장애를 소재로 한 허구의 이야기 하면 어떤 작품이 떠오르시나요? 얼마 전 소개해 드린 영화 ‘청설’을 비롯해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을 수상한 2021년 작 ‘코다’처럼 대중에게도 친숙하고 유명한 작품들도 있지만, 특정 영화제 혹은 기간 한정 플랫폼에서만 공개되어 쉽게 정보를 접하기 어려운 콘텐츠들 가운데서도 독특한 설정과 메시지로 눈길을 끄는 작품들이 더러 있습니다.

청각장애를 단순히 영화적 장치로만 소비하는 걸 넘어 일상적 문제를 밀도 있게 그려낸 영화들을 모아봤습니다. 새해를 맞아 거창한 다짐 대신 짧은 간접 체험으로 우리가 다름을 대하는 자세를 되짚어보는 건 어떠세요?

*코다(Coda)는 농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청인 자녀를 뜻하는 Children of deaf adult의 준말입니다.

라완드라고 불러줘(2023)_장편

소년 ‘라완드’가 담긴 포스터

<줄거리>
청각 장애 진단을 받은 5살 소년 라완드는 자신을 이해해줄 수 있는, 즉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을 찾아내는 탐험을 떠난다. 라완드는 태어나면서부터 청각장애로 인해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기 어려웠다. 그는 가족과 함께 위험한 여정을 떠나 청각장애 학생을 위한 기숙학교가 있는 영국 더비에 도착한다.

하지만 이들의 새로운 삶은 추방 위협으로 인해 곧바로 위태롭게 된다. 라완드는 더비 지역사회의 사람들과 함께 이제는 자신들의 집이라고 생각하는 곳에 머물기 위한 새로운 투쟁을 시작한다. 에드워드 러브레이스 감독의 감동적인 다큐멘터리는 라완드를 목소리가 없는 아이에서 청각장애 커뮤니티의 대변자로 성장하는 과정을 아름답게 보여준다.

이 영화의 장르는 다큐멘터리로 실제 인물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관객에게 진한 울림을 선사합니다. 안타깝게도 그저 ‘픽션’에만 머무는 이야기가 아니죠.
라완드는 스스로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가기 위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냅니다.

이라크 전쟁 중 태어난 라완드가 영국에 정착하고 탐험하는 이 멋진 여정은 작년 12월 '제10회 유니크×유럽연합 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상영되었는데요. 영국문화원을 통해 한국에서도 관람할 기회가 있었으나 해당 영화제가 끝난 지금은 어디에서도 작품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영화의 속성이 흔히 말하는 대중영화에 속하지 못하거나 상업적으로 흥행할만한 요소를 갖추지 못했더라도 더 많은 사람이 세계를 인지하는 반경을 넓히고 장애에 관한 새로운 정보를 접할 기회가 주어지길 바랍니다.

글러브(2011)_장편

<줄거리>
최다 연승! 최다 탈삼진! 3년 연속 MVP! 한마디로 대한민국 프로야구 최고의 간판투수..였던 김상남. 음주폭행에 야구배트까지 휘둘러 징계위원회에 회부되고 잠깐 이미지 관리나 하라는 매니저의 손에 이끌려 청각장애 야구부 ‘충주성심학교’ 임시 코치직을 맡게 된다.

야구부 전체 정원 10명, 더욱이 아이들의 실력은 정상인 중학교 야구부와 맞붙어서도 가까스로 이기는 실력. 듣지 못해 공 떨어지는 위치도 못 찾고, 말 못해 팀 플레이도 안 되는 이 야구부의 목표는 전국대회 첫 출전. 상남의 등장에 그 꿈에 한 발짝 더 가까이 왔다고 생각하는 아이들과 선생님들에게 상남은 여전히 “글쎄, 안 된다니까~”를 외친다.

그 누구보다 전국대회 출전에 부정적이었던 상남은 아무도 믿어주지도 않고, 자기가 친 홈런 소리조차 듣지 못하지만 글러브만 끼면 치고 달리며 행복해하는 아이들을 보며 묘한 울컥함을 느끼고, 급기야 또 한번 대형사고(?)를 치고 마는데…

스포츠 영화답게 진한 여운과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글러브>는 단순히 승리를 위한 경쟁이 아닌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 도전 정신을 강조하는 작품입니다. 청각장애 학생들의 일상과 훈련 과정을 세밀하게 담아내 보는 이로 하여금 깊은 울림과 인상을 남긴 야구부. 그들을 감싸던 매니저 찰스의 한 마디가 아직도 귓가에 쟁쟁합니다.

“벙어리가 아니라 청각장애인입니다.”

찰스 역의 조진웅뿐만 아니라 나주원(유선)의 대사 또한 무척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상처를 안 받는 방법이 딱 한 가지 있죠. 아무것도 안 하는 거요.”

귀울음_단편

인디그라운드 스틸컷
원본 출처_사진 클릭 시 이동

<시놉시스>
귀에서부터 두개골까지 염증이 급속도로 번지는 귀울음 바이러스가 발병한지 20년이 흐른 사회. 백신과 치료제 개발은 요원하여 사상자가 걷잡을 수 없이 많아지자, 정부는 비밀리에 감염자들을 제거한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진희는 보청기를 착용해 감염 사실을 숨긴 채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동료 희경에게 감염자임을 들키게 되고, 어쩌다 그녀의 딸을 구해주면서 죽을 위기에 처한다.

박소영 감독이 연출한 단편 ‘귀울음’은 SF 장르로 독특한 세계관을 표현합니다. 일명 귀울음 바이러스로 인해 불안이 팽배한 가운데 바이러스에 걸린 감염자들은 자신의 증상을 숨겨 정부의 단속을 피하려 하죠.

정부는 시종일관 귀에서 진물이 나고 청력이 감퇴하는 증상이 나타나면 즉각 신고하라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데요. 주인공 진희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소리가 잘 안 들리지만, 몰래 보청기를 끼고 위기를 모면합니다. 하지만 같은 아파트에 사는 동료 희경이 이를 눈치채고 바이러스에 걸린 딸아이가 정기 검사를 통과할 수 있게 하루만 보청기를 빌려달라고 애원하죠.

협박에도 불구하고 매몰차게 희경의 요청을 거절하는 진희. 과거의 악몽에 시달리며 괴로워하던 진희는 희경이 감염병 단속 요원들에게 끌려간 뒤 홀로 남겨진 그녀의 딸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숨겨줍니다.

꿈도 희망도 없는 세계관과 ‘보청기’를 구원의 아이템으로 활용한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이 짧고도 강렬한 이야기의 연출 의도를 “이명은 제각기 다르고, 공유할 수 없기에 외롭다.”라고 밝힌 박소영 감독의 차기작이 벌써부터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