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 아이돌 그룹 '빅오션'을 아시나요? 이어레터를 통해서도 몇 번 소개해드린 적이 있어서 한번쯤 들어보신 분들도 많을거라 생각해요. 청각장애인과 노래라는 두 단어의 연결성이 잘 떠오르지 않던 많은 사람들에게 그들의 데뷔는 하나의 기적같은 이야기로 다가가며 감동을 전하고 있습니다.
장애란 그저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있어 잠깐의 걸림돌일 뿐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많은 박수와 응원을 받는 모습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희망을 그들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막 개막한 '2024 파리올림픽'에서도 이미 많은 감동과 희망의 장면들이 울림을 주고 있는데요. 이렇게 누군가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그 과정 속에서 가슴 뜨거운 감정을 느낀다는 건 우리의 일상에 큰 활력이 되죠. 그렇기에 앞으로 계속 이어질 파리올림픽과 폐막 후 이어질 패럴림픽까지 한동안 우리는 감동과 희망의 이야기에 푹 바질 것 같습니다.
이번 이어레터에서는 '소리'를 찾고 꿋꿋이 살아가는 다운이네 가족 이야기와 그동안 몰랐던 목소리의 세계를 알게 된 '귀가 어두운 여우' 일상툰으로 잔잔한 감동과 재미를 담았어요. 사랑의달팽이가 전하는 이어레터도 여러분의 하루에 활력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7월 마지막 소식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
📩Newsletter Summary📩
- 지원 후기: 선천성 난청 유전자... 다운이를 위한 언어치료 지원
- 일상툰: 귀가 어두운 여우 21화 "개성있는 목소리의 세계"
부모라면 누구라도 나를 꼭 닮은 아이가 아무 탈 없이 태어나 고생 따윈 모르고 자라길 바랄 겁니다.
그러나 세상일이 늘 내 마음과 같을 순 없겠죠.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 세상엔 불합리하고 억울한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곤 하니까요. 선천성 난청 유전자로 인한 다운(가명)이의 청각장애는 그렇게 미처 손쓸 틈도 없이 갓 태어나 진행한 신생아 청력검사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난청 유전자를 타고난 아이
아가에서 꼬맹이로 무럭무럭 잘 자란 7살 심다운(가명) 군🙊
다운이는 현재 난청 외에도 전체적인 성장 발달이 또래에 비해 많이 지체되어 청능 치료와 더불어 언어, 인지, 감각통합, 놀이 등 여러 재활치료가 필요합니다. 난청 진행성 유전자 때문에 해가 갈수록 청력이 떨어지고 있지만, 다른 발달 치료 역시 너무 중요한 데다 경제적 부담이 커 정작 제일 시급한 청능 치료를 자꾸만 미루고 있는 상황이죠.
그나마 다운이의 경우, 재활 치료 과정을 잘 받아들이는 편인데요. 그래서 더더욱 당장 적절한 도움과 지원이 필요한데 아빠의 외벌이로는 치료비를 온전히 감당하기 어려워 아까운 시간만 흘러가고 있습니다.
부모로서 그저 안타깝고 미안할 따름인데 양이 보청기를 착용한 7살 다운 군은 씩씩하고 밝고 일상생활 시 소리에도 잘 반응합니다.
하지만 언어발달이나 사회성이 같은 나이의 친구들보다 약 1년 정도 뒤처집니다. 활용언어 수준이 낮고 사회성이 떨어져 타인과의 소통은 어려운 편이죠.
그림이 좋아! / 아이스크림도 좋아!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다운이는 친구들에게 굉장히 관심이 많습니다. 비록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도, 또래 아이들 사이에 잘 끼지 못해도, 늘 친구들과 교감하며 즐겁게 뛰어놀고 싶어하는 보통의 7살 어린아이죠.
일반적이지 않은 언어 표현 때문에 타인에게 쉽게 다가갈 수 없어 자주 아쉬워하곤 하지만 언어치료와 그룹 치료를 열심히 받고 있으니까 차차 나아질거라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차차 나아지고 성장하는 게 당연하니까요!😄
보통의 아이
다운이가 막 돌이 지났을 무렵, 시작한 청능치료 센터의 안내 게시판에서 우연히 사랑의달팽이를 알게 되신 어머님은 ‘이렇게 좋은 곳이 있구나’ 싶어 가슴이 따뜻해졌다고 해요.
청각 기능에 문제가 있거나 장애를 지닌 사람들을 위해 영아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하고 전폭적인 여러 지원사업을 진행 중인 사랑의달팽이를 통해 2020년~2021년까지 별도 언어치료 지원을 받게 된 다운이.
어머님은 그저 다운이가 보통의 아이들처럼 평범한 사람으로 무럭무럭 잘 자라주길 바랄 뿐입니다. 어쩌면 그게 가장 어려운 일일 수도 있지만, 보통이라는 기준에 도달하기까지 앞으로의 삶에서 힘든 과정을 끝없이 반복하더라도 아이가 좌절하지 않고 스스로 계속 노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더 단단해질 수 있도록, 힘닿는 만큼 다운이 뒤에서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을 겁니다.
다운이가 언어치료를 시작한 지도 벌써 4년이 넘었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할 땐 늘 어제의 다운, 지난달의 다운, 몇 달 전, 작년, 재작년의 다운과 현재를 비교하며 자신의 페이스대로 천천히 성장해온 아들의 기특한 발자취를 돌이켜봅니다.
"분명 힘들 텐데 내색하지 않고 센터 치료에
열심히 집중해주는 다운이를 보며 가끔 딜레마가
올 때마다 ‘그래. 다시 한번 힘을 내 보자!’
다짐하고 용기를 얻어요."
쌍둥이 여동생과 피자 만들기
나의 소울메이트
다운이는 전체 발달 지표가 다 경계에 걸쳐 있는 아이입니다.
그래서 장애등록을 하나도 신청하지 못했죠. 장애 정도를 판단하는 척도로는 살짝 하위 범주에 속하지만, 장애등록을 한 비슷한 또래의 친구들과 불과 1~2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내년에 초등학생이 되는데 일반 학교 통합반을 목표로 열심히 사회성 그룹훈련과 재활치료를 받고 있답니다. 그런 다운이의 곁에는 아주 특별한 친구가 있습니다. 바로 엄마 뱃속에서부터 함께 자란 쌍둥이 여동생이죠.
혼자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은 다운이는 집에선 유독 말수가 적은 편입니다. 만화 캐릭터처럼 자기가 좋아하는 주제를 가지고 함께 떠들 수 있는 성별만 다른 분신인 동생은 흔한 남매를 넘어 다운이가 마음으로 의지할 수 있는 단짝 그 이상의 관계가 아닐까요?
대가 없이 서로를 위해주고 마음으로 보듬어 주는 가족이 있기에 다운이는 과거에도,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그리 외롭지 않을 겁니다. 사랑의달팽이 역시 다운이와 같은 여러 아이들과 함께 보폭을 맞춰 걸어갈 테니까요.
서로의 단짝 쌍둥이들
청각장애 아동들이 밝은 미래를 꿈꾸며 조금씩 더 선명한 소리를 찾아갈 수 있게 달럽님들의 변함없는 사랑과 관심을 보여주세요! 사랑이달팽이는 달럽 여러분을 대신하여 소리가 꼭 필요한 곳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