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영국에서 선천성 청각장애를 가진 아기가 유전자 치료를 통해 소리를 듣고, 6개월 만에 '엄마', '아빠', '안녕'을 말할 수 있게 됐다는 소식을 뉴스를 통해 들을 수 있었어요.
유전자를 담은 치료제를 달팽이관에 주입해 청각 세포가 기능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해요.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제 다양한 유형의 청력 장애에 대한 치료법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다며, 전문가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기술이 발전해 가는 세상을 살아가다 보니 이렇게 치료의 영역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청각장애도 언젠가는 치료를 할 수 있는 세상이 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는 소식이었습니다.
이렇게 희망적인 발전을 보며, 사랑의달팽이도 청각장애를 가진 분들이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여러분과 함께 계속해서 최선을 다해 지원해 가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리며, 5월의 네 번째 '이어레터'로 한 주간의 소식들을 정리해 보내드립니다.
고맙습니다😃
📩Newsletter Summary📩
- 지원후기: 이제는 반창고를 뗄 시간, 아동 심리치료 '마음반창고'
- 뉴스영상: ‘들을 수 있는 권리’ 인공와우 교체 정부 지원 촉구
‘보이지 않으면 사물에서 멀어지지만 들리지 않으면 사람에게서 멀어진다’는 헬렌 켈러의 말처럼 소리를 듣는 것이 불편하면 소통의 어려움을 겪기 마련입니다.
이렇게 쌓인 오해는 가족, 친구처럼 가깝고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에 걸림돌이 되기도 하죠. 그렇기에 많은 청각장애 아동청소년은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할지, 자신의 장애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나아가야 할지 혼란을 겪습니다.
이런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자 사랑의달팽이가 청각장애 아동 가정의 마음을 다스려주는 심리상담 지원사업 ‘마음 반창고’를 진행했습니다.
"감정 카드가 큰 도움이 되었어요"
상담사와 상담 중인 지우
지우(가명)는 늘 웃고 있어서 행복해 보여요.
그래서 보호자인 저도 그런 줄만 알았어요.
한창 학급에서 친구들과 어울릴 때인 초등학교 3학년, 지우는 본인에게 청각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들키기 싫어 소극적으로 행동하고, 감정을 표현하기 어려워했습니다. 그래서 가족들은 지우가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심리상담을 받기로 했습니다.
지난 방학 기간에 지우와 부모님은 누구보다 열심히 상담을 받았습니다.
"상담사님께서 지우는 겉으로 웃고 있지만, 속에서는 감정적으로 해결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제가 공부하라고 이야기하면 웃으면서 잘 따라오기에 힘들 거라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데, 알고 보니 아이가 완벽하게 보이려고 하는 부분이 컸다고 하시더라구요."
보호자와 이야기 중인 지우
늘 감정을 숨겼던 지우는 심리 치료 상담사와 함께 감정을 표현해보는 연습을 했습니다. 단순히 ‘속상하다’라고만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어떤 점 때문에 속상했어~’라고 이유까지 함께 말할 수 있는 방법을 아이와 함께 부모님도 배웠습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감정 카드’를 활용했는데요.
효과가 아주 좋아 상담이 끝난 후 부모님은 감정 카드를 직접 구입하셨다고 합니다. 며칠 전에도 지우와 함께 책상에 앉아 감정 카드로 오늘의 기분을 골라보자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답니다.
다행히 상담을 통해 아이가 스스로의 감정을 인정하고 표현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보호자 역시 상담사에게 심리적으로 의지하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아, 우리는 성향이 달랐던 거구나"
보호자는 아이의 심리, 생활에 큰 관심을 기울입니다. 위축되는 모습이 보이면 걱정과 함께 조급함이 밀려오기도 하죠. 아이의 심리가 궁금하고, 더 잘 이해하고자 마음반창고에 함께한 가족도 있습니다.
상담교구를 활용 중인 인아
제가 인아(가명)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많았어요. 그래서인지 아이가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았던 것 같아요.
인아는 음성언어를 사용하지만, 또래에 비해 언어 표현이 적다 보니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많아 ‘아이가 왜 이런 행동을 할까?’에 대한 궁금함이 컸다고 합니다. 대면 상담을 받으며 보호자 스스로 아이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고 느꼈다는데요. 상담과 검사를 통해 아이와 보호자의 성향,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그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상담사와 상담 중인 준성
준성(가명)이 역시 아이에 대해 알고 싶은 보호자님의 관심으로 마음반창고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학교생활 도중 일어난 일을 잘 말해주지 않으면 걱정이 밀려왔기 때문이죠. 하지만 상담을 받아보니 보호자와 아이의 성향이 무척 달랐다고 하는데요.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보호자도 ‘준성이가 먼저 이야기해주겠지’라고 생각하며 기다리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마음반창고를 통해 준성이도 보호자에게 마음을 열고 조금 더 사이가 가까워졌다고 하네요.
심리상담이라고 하면 어렵고 무겁게 느껴지기도 하죠. 하지만 가장 소중한 사람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만드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뿌듯하게도 이번 심리상담에 참여한 아동과 가족의 긍정적인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청각장애 아동청소년들이 남몰래 마음에 붙여두었던 반창고를 떼고 웃음 가득한 날들만 보내길 기대해 봅니다 : )
청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면 수어를 통해 소통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인공달팽이관 수술을 통해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공와우도 영구적 기계가 아니기에 주기적인 교체가 필요한데요.
이번에 소개해드리는 '복지TV뉴스24' 영상을 통해 인공와우를 사용하는 청각장애인 누구나 경제적 부담없이 자유롭게 '들을 수 있는 권리'를 확고하게 가질 수 있는 날이 오길 응원해 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