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부터 꽤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소리선물을 받고 난 후… 수진이 어머님께서 서툰 글솜씨로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 써 보내주신 감사편지를 여러분과 함께 나눕니다. 과연, 수진이 가족의 삶에 어떤 변화가 찾아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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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진이 어머니의 감사 편지
안녕하세요. 저는 아이의 엄마입니다.
2022년은 저희 가족에게 그 어느 때보다 가혹한 해였습니다. 희망보다는 절망, 기쁨보다는 슬픔, 밝음보다는 어둠의 시간들을 지내야만 했습니다. 그냥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열심히 쉬지 않고 달렸지만 신랑의 수입은 없거나 너무 적었고 저 역시 오전에는 열심히 일하고 오후에는 아이 재활치료를 다니며 정신없이 지냈지만 여전히 집안에 쌓여가는 공과금 우편물과 독촉 문자… 늘어가는 빚들로 정말 다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는 미로 속에 갇힌 듯 희망이 보이지 않는 그 때!! 정말 기적 같은 일이 저희 집에도 일어났습니다.
“크리스마스의 기적인가!! 아니야… 산타 할아버지가 오실 때가 아닌데…” 라며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사랑의달팽이!! 오~ 주여!”를 외치며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그 때 저는 보았습니다. 절망보다는 희망이, 슬픔보다는 기쁨이, 어둠보다는 밝은 게 우리 세상이라는 것을요. 너무나 따뜻한 시간이었습니다!! 온정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후원을 통해 치료를 꾸준히 받으면서
짧은 문장이지만 대화가 가능해졌습니다"
점점 불안해하는 신랑, 무기력해지는 나, 어두워지는 아이, 어수선해지는 동생… 이랬던 우리 가족에게 터닝포인트가 되어준 사랑의달팽이!!에게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말주변이 없고 글쓰기도 정말 못해서 이 고마움을 어떤 식으로 표현해야 할지 모르나 말로도 글로도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이전에는 단어도 어휘력도 발음도 부족해 몸짓과 입모양을 보며 의사소통을 했던 아이가 언어재활 후원을 통해 치료를 꾸준히 받으면서 짧은 문장이지만 대화가 가능해졌습니다.
이전보다 발음도 명확해지고 어휘력도 많이 확장된 것 같아요. 태어날 때부터 심한 내이기형의 선천적 청각장애로 인공와우수술을 한 다른 친구들보다 재활 속도가 더디지만 꾸준히 언어치료를 계속하면 재활에 만족도가 많이 올라갈 거라는 담당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또 한번 희망을 느낍니다.
지금도 형편이 크게 좋아지거나 나아진 것은 아닙니다만 마음만큼은 너무나 긍정적으로 바뀐 것 같아요. 작은 도움의 손길이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전환점이 될 만큼 크게 다가온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저희 가족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들이 되고 싶습니다.
우리 아이가 지금은 사춘기가 와서 수줍음도 많고 눈물도 많고 자존감도 조금은 낮지만 어릴 땐 그저 밝고 씩씩하고 자신감이 넘치던 아이였습니다.
비록 지금은 또래와 다른 스스로를 인식하고 와우가 싫다고, 엄마, 아빠, 동생, 친구들처럼 와우 없이 생활하고 싶다고 울며 말하지만, 와우가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깨닫고 소중하게 아낄 수 있는 마음이 강한 아이로 키우고 싶습니다.
저는 이럴 때 참 마음이 아픕니다. 말을 못해서 혼자 책상에 그림을 그리고 논 아이. 나를 유일하게 봐주던 친구가 다른 학교로 전학 갔다고 몇 날 며칠을 펑펑 우는 아이. 이제 나랑 놀아줄 친구가 없다고 무섭다는 아이.
친구가 없어서 외롭다는 아이의 말이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이게 다 소통이 어려워서, 대화에 낄 수 없어서, 말을 잘 못 알아들어서 그런 거겠죠...
길가에 우리 아이 또래로 보이는 아이들이 서로 얼굴만 봐도 꺄르르르~ 주거니 받거니 장난치며 시끌벅적 웃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우리 아이가 겹쳐 보여 그런 소소한 일상이 너무나 간절해집니다.
내 아이도 그저 평범한 또래 아이들과 다를 것 없는 일상 생활에서의 기쁨과 즐거움 그 안의 수많은 추억들을 만들며 많이 아프지 않고 상처 받지 않고 씩씩하게 헤쳐나갈 수 있는 마음의 힘이 생기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저 역시 아이의 재활에 더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부모로서 경제적으로 지금보다 성장하도록 열심히 살아갈 것입니다. 사랑의달팽이에 다시 한번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제일 중요한 시점에 언어재활비 후원으로 인하여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이에게 지금처럼 느리지만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재활하여 점점 더 의사소통에 자신감이 붙도록 옆에서 함께 용기를 불어넣겠습니다. 앞으로도 저희처럼 어렵고 힘든 가정의 아이들에게 밝고 찬란한 세상을 보여주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이상으로 Pen을 놓겠습니다!!
P.S 워낙 글쓰기를 못해서 앞 뒤 내용이 뒤죽박죽이어도 많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 항상 건강하세요!! 늘 축복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아이 엄마가-
수진이와 같이 소리를 잃고 좌절하는 청각장애인에게 소리선물을 전할 수 있도록 사랑의달팽이와 함께해주세요.